중세

Posted at 2012/04/29 16:35// Posted in 하우통신
중세는 왜 암흑의 시대인가? 다른 생각, 다른 삶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신을 믿지 않는 자는 죽어야 했다. 불신하는 자만 죽어야 했던 게 아니다.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죽어야 했고 심지어 믿는 방식이 달라도 죽어야 했다.

중세 사람들은 무지했는가? 그렇지만은 않다. 수많은 학자들이 평생을 학문에 용맹정진한 시기가 또한 중세 시대이다. 당시의 학자들은 하루 온종일 학문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들이 신념에 따라 연구하고 그 신념에 목숨을 걸었다는 점이다. 자신이 믿는 바에 따라, 그리고 그 신의 이름으로 기꺼이 죽이거나 기꺼이 죽었다.

최근 며칠 사이 두 번 전철을 탔다. 그런데 두 번 다 '이명박 개새끼'를 큰소리로 부르대며 쉬지 않고 악다구니하는 사람을 봤다. 물론 둘은 각기 다른 사람이었다. '이명박 개새끼'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면서 전철의 이 칸 저 칸을 오가며 목소리가 잠기도록 소리를 질러대던, 며칠 전에 본 이는 자신을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목사라고 소개했다. 반면에 '이명박 개새끼'를 총으로 쏴죽여야 한다고 몇 십 분을 그렇게 외치던, 어제 본 이는 이명박이 자기가 낸 세금을 도둑질을 했다고 앉은 자리에서 고래고래 악을 써대고 있었다.

사람들은 쥐죽은 듯 고요했다. 사람들은 왜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는 것일까?

고요한 건 전철 안의 반응만이 아니다. '2호선 OO녀' 분당선 XX녀' ... 따위, 잊혀질만 하면 인터넷의 검색 1순위에 오르곤 하는 사건에 비해 재미가 없어서일까? 아니면 덜 중요해서일까? 저 정도 고함을 지르고 하면, '무슨무슨 녀' 하며 인터넷에 찍어올리는 이들이 나서 인터넷 한 구석에라도 찍어 올렸을 법 하지만, 인터넷 역시 고요하긴 마찬가지다. 기사 제보조차 없는 건지, 날마다 포털 메인에 톱뉴스로 'eJD'을 싸질러대는 기자들 역시 조용하기만 하다.

다른 나라가 200년 넘게 걸린 근대화와 민주화를 50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이루어낸 게 우리나라다. 그러나 지난 한 세기 동안 이룬 것은 근대화 민주화만이 아니었다. 지난 한 세기는 어쩌면 탈중세의 과정이기도 했다. 2천5백년 동안 이어져온 저 중화 사상의 틀에서 벗어났는가 하면 그 과정에서 수백만이 죽고 죽이는 이념의 사선을 넘기도 했다. 둘 다 공히 중세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저 믿음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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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때가 왔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는 어느 종교의 복음서 얘기가 아니다. 중세를, 다른 생각 다른 삶의 양식을 용납치 않는 암흑 천지로 몰아간 게 유일신의 믿음이었다면, 우리가 살아온 20세기를 저 중세의 신앙 못지 않게 많은 피로 물들인 것은, 이념을 피아로 구분하는 저 이데올로기의 믿음이었다.

무지개는 늘 언덕 너머에 있다. 그럼에도 저 언덕을 넘어가면 무지개를 잡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중세를 말할 때도 우리는 자주 이같은 착시 현상에 빠지곤 한다. 중세를 암흑의 시기라 말하는 것은 그 시기가 다른 생각, 다른 삶의 양식을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직접 겪은 최근세사는 어떤가? 이때야말로 다른 생각, 다른 삶의 양식을 가졌다는 이유로 짧은 시기에 중세보다 더 많은 생명을 앗아가지 않았던가? 헌데도 우리는 자주 이 사실을 간과한다.

전철에서 '이명박 개새끼'를 공공연히 외치고 있다. 그러나 누구도 개의치 않는다. 그렇다면 이건 일종의 지위재이다. 유행으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암흑기는 중세라는 물리적인 시간에 갇힌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다수가 암묵적으로 공감하고 따르는 유행이 상궤를 벗어나는 믿음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기꺼이 총을 들고 나설 때에 이미 이르러 있다.




2012/04/29 16:35 2012/04/2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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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그리고 아메리카

Posted at 2012/04/25 18:27// Posted in 하우통신
그 옛날
이 몸은 전사였다.
그러나 이젠
모든 게 끝났다.
험한 세상이
닥쳤구나.

- 앉은소의 노래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12/04/25 18:27 2012/04/25 18:27
  1. 저거
    2012/04/25 18:33 [Edit/Del] [Reply]
    왼쪽 무딘칼은

    여기


    쥔장을 닮았다.


    확실히 닮았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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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없이 지내기

Posted at 2010/01/17 03:40// Posted in 하우통신
블로그 없이 보름을 지냈다. 힘들었다. 하고싶은 말들이 샘솟듯이 솟아나서였다. 그래서 그동안 잠시 들러 넌센스를 남기곤 하던 이 블로그의 먼지를 털어냈다. 방치해둔 사이 도메인의 등록기한이 만료되었는데.. 어느 스쿼터 하나가 잽싸게 나꿔채간 탓에 haawoo.org로 대신하고 있는 곳이다.

무튼, 그렇다는 얘기다. 그리고 별로 할 얘기도 없다. 그 많던 얘기 꺼리는 다 어디로 갔을까? 신기한 일이다.

more..

2010/01/17 03:40 2010/01/17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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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올리기

Posted at 2010/01/16 13:20// Posted in 하우통신
내킨 김에 사진도 하나 올려보자. 너도 올라가거라~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0/01/16 13:20 2010/01/1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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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말장난

Posted at 2009/03/11 04:01// Posted in 하우통신
유시민의 말장난이 다시 시작되는 모양이다. 정치의 계절이 멀지 않았다는 의미일 터다.


유 전 장관은 자신의 비판에 대한 진보정당의 반발과 관련 “깜깜한 어둠 속에서는 죄 많은 사람이 손에 든 촛불이라도 때로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죄인이 미운 나머지 촛불까지 외면해버린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http://www.dailyseop.com/section/articl ··· %3D98505 (새 창으로 열기)


1. 그 많은 선한 사람 놔두고 왜 하필 죄 많은 넘이 촛불을 들고 있어야 하나?
1.1. 지금 영화 찍냐?
2. 죄많은 넘이 든 촛불을 믿을 수 없는 것은 그넘이 언제 촛불 가지고 장난 칠 줄 모르기 때문이다.
2.1. 이럴 때는 차라리 깜깜한 데 있는 길을 택하는 게 때로 더 낫다.
3. 깜깜한 어둠 속에 있을 때는 내가 그 촛불 켜면 된다.
4. 촛불의 효용은 오래 가지 않는다. 죄인이 든 촛불 끄고 어둠에 익숙해지는 게 차라리 더 낫다.
5. 비유로 흥한 넘 비유로 망하는 법이다.

버뜨! 바른 말도 했다.


유 전 장관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소위 ‘진보적 정책정당’은 이념적 편협함과 경직성이라는 비슷한 질병을 앓고 있다”며 “당 안팎에서 경쟁하는 정치세력에 대한 도덕적 비난의 과격함과 자기성찰의 부족이 마치 이념적 투철함의 발로인 것처럼 통용되는 한, 진보 정당이 국민 속에 뿌리내리기는 앞으로도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민노당은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를 ‘신자유주의 세력’ 또는 ‘짝퉁 진보’라고 공격했다”며 “그 ‘짝퉁’이 ‘짝퉁’임을 폭로하면 ‘명품 진보’ 민노당의 대중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고 진보진영 전체의 지지율 동반 하락 현상을 지적했다.

유 전 장관은 “진보 정당이 국민 속에 뿌리내리려면 무엇보다 먼저 가까운 이웃을 친구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진보 정당들은, 내부에서는 많은 성찰과 자기비판을 하는지 몰라도, 밖에서 보기에는 외부의 비판에 대해서 귀를 닫은 정당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현상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을 간과했다.
저거 '진보' 정당 아니다. '자칭 진보' 정당일 뿐이다.

이거 모를 리 없는 유시민이다. 그런데, 왜 이러실까?
간단하다.

이번에는 진보 정당이 이용해먹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때문이다.
지난 번에는 노무현과 개혁당이 이용할 가치가 있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인기 없는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제안들은 거의 언제나 엄청난 정치적 역풍을 일으켰다”면서 “그러나 모두 대통령의 의도 자체를 의심하고 비난하는 상황에서 나까지 공개적으로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대통령과 함께 비판의 소나기를 맞는 쪽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
 

'노무현의 괴벨스'다운 발언이다. 
잘못 한 거면 대통령 할애비라도 잘 못 한 거지.
게다가 소나기는 피하면 된다.
왜 일부러 쫓아가서 소나기를 맞누?
그렇게 할 일이 없었나? 소나기 맞는 놀이나 하고 있을만큼?
 
그러나 역시 유시민이다. 괴벨스와 다른 것은 그는 히틀러와 함께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시민은 이렇게 빠져나간다.


유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이 임기가 거의 다 끝나가던 무렵 “유 장관, 일부러 그러려고 했던 적은 없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계몽주의에 빠지는 오류를 저질렀던 것 같아”라고 토로했다고 소개했다




2009/03/11 04:01 2009/03/11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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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이 제시하는 한국 사회의 경제적 미래를 대체할 비전과 방향을 진보 세력이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인문사회과학도들이 경제 문제에 무지한 상태로 경제를 부정부패의 온상, 악의 근원으로만 바라보는 한 이런 한국 사회의 이율 배반은 계속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이를테면 그는 <한겨레>가 저항자로서의 생각을 버리고 주도자로서 책임감 있게 현실에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2005년 11월 23일자 한겨레)



재밌는 글이다.
내가 같은 얘기를 했던 게 20세기일 때다.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는 생각이다.

 
2009/03/11 03:11 2009/03/11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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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탑텐 그리고 온네트라는 회사

Posted at 2008/10/08 03:09// Posted in 하우통신
오랜만에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그동안 눈여겨봐오던 마이크로탑텐(http://www.microtop10.com (새 창으로 열기))에서 제공하는 요약뉴스레터 발행 서비스를 살펴봤다 기발했다 어쩌면 저렇게 유저의 니즈를 잘 읽을 수 있을까싶었다 게다가 툴은 또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누가 만들었는지 찾아보니 눈에 익은 로고가 하나 들어온다 온네트라는 회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억이 맞다면 인터넷 초창기던 지난 90년대에 애드포유인가 하는 광고 서비스를 선보였던 회사고 이후 카페 솔루션으로 일가를 이룬 다음 이글루스로 대박을 쳤던 회사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내 기억이다 그동안 하도 많은 인터넷 회사가 문을 열고 닫은 터라 서로 다른 회사를 같은 회사로 착각하고 것일 수도 있다 암튼 여기서 하고싶은 얘기는 부럽다는 것이다 이 정도 기량을 갖춘 이들이 있다면 이루지 못할 뭐가 있겠나싶어서다 인터넷에 입문한 이후 지금까지도 그 한갓된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뉴스네트워크 시스템도 이들이라면 가능한 일이겠지싶어서다 와이낫

2008/10/08 03:09 2008/10/08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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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 멜빌의 <모비딕> 중에서

Posted at 2007/12/29 00:23// Posted in 하우통신
 
01. 행복과 불행

따스한 체온을 즐기기 위해서는 어딘가 추운 데가 있어야 한다.
비교할 대상이 없이는 그 진미를 맛볼 수 없는 법이다.

이 세상에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만일 지난 날 오랫동안 행복했었노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제 더 이상 행복하지 않게 되었다는 의미에 다름 아니다.


02. 인생은 끝이 없는 항해

우리는 배에 올랐다. 돛을 올리고 배는 강을 따라서 내려갔다.
강의 어귀에는 마을이 솟아 있고, 얼음을 뒤집어쓴 나무들이 차갑고 맑게 갠 하늘에 빛나고 있었다.
선창가에는 둥근 통들이 산처럼 쌓여 있고,
전세계를 떠돌아다니다 돌아온 포경선들이
소리도 없이 떼를 지어 편안하게 쉬고 있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통장이들의 통 만드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새로운 항해가 시작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소리였다.

세상에서 그토록 위험한 원양 항해가 한번 끝났다는 것은 곧 두번째의 시작을 의미한다.
그리고 두번째가 끝나면 다시 세번째가 시작되고...
이렇게 해서 다음에서 다음으로 그것은 영원히 이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끝이 없다. 아니,
세상사라는 것 자체가 어쩌면 이렇듯 견디기 힘든 것인지도 모른다.


03. 위대함

비극적으로 위대한 모든 인물들은 그들 특유의 어떤 병적인 개성과 운명을 소유하고 있다.
대망을 품은 젊은이들이여!
모든 인간의 위대함이란 병에 지나지 않는 것임을 명심하라!


04. 진정한 용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란
위험에 직면해서 그 위험을 공정하게 인식할 수 있는 사람이며,
무서움을 모르는 자는 겁장이보다 더 위험한 인간이다.

용기란 단순하게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감정적인 것이 아니며,
무엇인가 물러설 수 없는 환경에 처했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구이다.
때문에 그것은 아무 때나 쓸모없이 남용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05. 동료의 결함

인간이란 야비하고 가련한 얼굴을 하고 있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상을 품고 있는 인간은 참으로 숭고하고 찬란하며 장대하고 현란한 존재이므로,
그런 인간에게 약간의 수치스러운 결함이 나타나는 경우,
그의 동료는 비록 가장 비싼 옷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아낌없이 벗어서
그 결함을 감추어 주어야 한다.


06. 모욕

손으로 한번 얻어맞는 것은 매로 오십 번을 얻어맞는 것보다 더 화가 치미는 법이다.
모욕이란 살아있는 것들이 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07. 카인이 아벨을 죽인 곳

자, 링은 만들어졌다. 이 세상이 바로 링인 것이다.
카인이 아벨을 죽인 곳도 바로 이 세상의 한복판이었다.

멋진 얘기이다. (싸운다는 것은) 얼마나 훌륭한 일인가?
아니라고?
그렇다면 신은 어째서 세상에 링을 만들게 했단 말인가?


08. 프로메테우스

스스로의 치열한 의식에서 스스로 프로메테우스가 된 인간,
그대의 심장은 영원히 독수리의 먹이가 되었고,
그 독수리야말로 바로 그대가 만들어낸 창조물이다.


09. 죽음

우리는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서 아주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지구상에서 소위 그림자라고 불리고 있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참다운 모습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영적인 것을 생각함에 있어서
그것은 마치 굴조개가 바다 밑에서 태양을 쳐다보며
흙탕물을 가장 맑은 공기라는 생각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일는지도 모른다.

내 육체는 나의 보다 훌륭한 부분의 찌꺼기인지도 모른다.
내 육체를 누군가가 가져가고 싶다면 마음대로 가져가도 좋다...
그러나 내 영혼을 산산조각 내는 일은 주피터 신으로서도 할 수 없으리라.


10. 양심

양심은 상처와 같은 것이며,
이 상처의 출혈을 멈추게 하는 방법이란 이 세상에서는 찾을 수가 없다.


11. 종교

나는 모든 사람들의 종교적인 의무에 대해서는
비록 그것이 아무리 우스꽝스러운 짓이더라도 최대의 존경심을 가지고 대하는 성품이다.
예컨대 개미떼들이 독버섯에 대해서 숭배를 한다고 해도 이를 경멸하지 않는다.

또 이 지구상의 어느 곳에서 어떤 사람들이
다른 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비굴한 노예 근성을 가지고,
어떤 지주에게서 농토를 소작으로 빌려 경작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지주가 죽은 다음 그 지주의 흉상 앞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한다고 해도
나는 그것이 비굴한 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12. 심판

지금 당장 배가 침몰하고 있다고 생각해 봐.
그런데도 그때 죽음과 심판을 생각하라고?
돛대 세 개가 뱃전에 마구 부딪치면서 연방 우뢰와 같은 소리를 내고 있는데,
그리고 파도가 앞뒤로 머리 위를 넘나드는 판에, 뭐?
죽음과 심판을 생각하라고?

아니, 나는 그때 죽음을 생각할 여유도 없었어.
오직 생명만을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야.
에이헤브 선장이나 나나 모두가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제일 가까운 항구에 닿을 수 있을까?
오직 그것만을 생각하고 있었단 말이야.


13. 교훈

번뇌하기보다 명성을 추구하는 자에게는 화가 따른다.
선 그 자체보다 선이라는 이름을 더 바라는 자에게는 화가 따른다.
이 세상에서 치욕을 감수할 용기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따른다.
구제를 받을 수 있음에도 진실을 말할 용기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따른다.
다른 사람에게 설교를 하면서도 그 자신은 무뢰한인 자,
그에게도 화가 따를 것이다.


14. 어느 포경선원을 위한 비문

몸이 얼어붙을 것 같은 겨울 밤,
피쿼드 호가 복수심에 가득찬 뱃머리를 냉혹하고 광폭한 바다 물결에 내밀고 있을 때,
조타기 앞에 서 있던 사람이 바로 벌킹톤이었다.

4년 동안의 위험한 항해를 마치고 이 한겨울에 돌아와서는
잠시 숨돌릴 새도 없이 그는 또다시 폭풍의 바다로 뛰쳐나온 것이다.
나는 동경과 두려움이 뒤섞인 마음으로 그를 쳐다 보았다.

가장 경외로운 것은 말로 나타낼 수 없으며,
깊은 회한은 비명(碑銘)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법이니,
이 짤막한 글은 벌킹톤의, 돌에 새겨지지 않은 비문이다.

그는 폭풍에 시달리며 바람이 불어가는 대로 몸을 맡기고 해변으로 떠밀려 가는 배와 같다.
항구는 기꺼이 구조의 손길을 내민다.
항구는 인정이 많은 곳, 항구에는 안전과 휴식과 난로와 만찬, 따뜻한 모포와 침대,
그리고 우리 인간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모든 것들이 갖추어져 있다.

그러나 폭풍 속에서는 그 항구, 그 육지가 배에게 가장 위험한 곳이다.
온갖 환대의 즐거움과 기쁨을 뿌리치고 피해가지 않으면 안된다.
만일 배가 육지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접근하게 된다면,
배의 밑전이 가볍게 스치기만 해도 배는 난파되고 마는 것이다.

배는 안간힘을 다해서 돛을 펼치고 바다 밖으로 돌진해야 한다.
육지로 되돌려 보내려는 바람과 싸우며
바닷물만이 사납게 너울거리는 절해를 찾아 보호를 바랄 수 없는 신세처럼
바다의 위험 속으로 뛰어들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경우 가장 친근한 친구(인 육지)는 오히려 최악의 적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대는 아는가, 벌킹턴?
이처럼 치명적이고 견뎌내기 어려운 우주의 섭리를, 그 참모습을 그대는 보았는가?
인간의 모든 깊고 참다운 사상이란 자기가 서 있을 수 있는
광활하고 망망한 바다의 독립성을 지키려는 영혼의 대담한 투쟁이며,
또 천지간의 온갖 광폭한 바람이 그 영혼을 굴종과 배반의 땅으로 몰아내려는 흉계에 맞서
용감하게 반항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대는 알고 있는가?

만일 육지를 떠나 바다로 가는 것만이 바다처럼 넓고 넓은 진리의 극치를 찾을 수 있는 것이라면,
바람 불어가는 쪽의 해안이 설사 안전지대라고 하더라도
명예스럽지 못하게 그곳에 배를 대는 것보다는
차라리 노한 파도가 넘실거리는 망망 대해에서 멸망을 맞는 편이 더 낫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육지에 기어오르는 것은 실로 벌레같은 일이 아니겠는가?
그 무서운 폭력! 이 고뇌! 모든 게 다 헛된 것이 아니겠는가?

기운을 내라, 벌킹턴이여!
암담하더라도 참아라, 반신반인의 영웅이여!
그대가 바다에서 사라지면 거기에 물보라가 치솟을지니,
그것은 곧 그대의 신격화한 심령이 치솟은 것임에 다름 아니리라!



문득. 다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가 생각난다.

2007/12/29 00:23 2007/12/29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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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의 '팡세' 중에서

Posted at 2007/03/13 05:03// Posted in 하우통신
10.
사람은 대개 타인의 생각으로 이루어진 이유들보다는 자기 스스로가 찾아 낸 이유들에 의해 더욱 쉽게 믿는 법이다.


19.  
글을 쓸 때 마지막에 깨닫게 되는 것은, 맨 처음에 무엇을 놓아야 하는가를 아는 일이다.


22.
내가 새로운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는 안된다. 나는 재료의 배치를 새롭게 한 것이다. 테니스를 할 때 양쪽이 쓰는 공은 같은 것이지만, 한쪽은 그것을 더 잘 치지 않는 것인가.
오히려 나는 예전의 낡은 말을 썼다고 하면 좋겠다. 같은 말도 그 배치가 달라지면 다른 생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23.
달리 배치된 말들은 다른 뜻을 만들고, 달리 배치된 뜻은 다른 결과를 나타낸다.


26.
웅변은 생각을 그림으로 그리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그림을 다 그리고 난 뒤에 다시 가필을 하는 사람은 초상화가 아닌 상상화를 그리고 있는 셈이다.


27.
말을 억지로 꾸며서 대구를 만드는 사람들은 균형을 잡기 위해 불필요한 붙박이창을 만드는 사람과 같다. 그들의 기준은 정확하게 말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말의 형식을 만드는 데 있다.


29.
자연스러운 문체를 대하는 경우 사람들은 아주 놀라워하며 마음속으로 대단히 기뻐한다. 한 사람의 작가와 만날 것을 기대하다가 한 인간을 발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좋은 안목을 갖게 되고 책을 읽으면서 한 인간을 발견하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한 사람의 작가를 발견하고 매우 놀라는 경우가 있다. "당신은 한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다만) 시인으로서 말했을 뿐이다."
자연은 모든 것에 대해 말할 수 있고 신학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음을 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사람은 자연을 참으로 존중하는 사람이다.


44.
당신은 사람들이 당신을 좋게 생각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 말을 입 밖에 내지 말라.


66.
사람은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진리를 발견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적어도 자기 생활의 질서를 잡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다. 이보다 더 훌륭한 일은 없다.


69.
너무 빨리 읽거나 너무 천천히 읽으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71.
사람에게 술을 조금도 마시지 못하게 한다면, 그는 진리를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너무 많이 마시게 해도 이는 마찬가지이다.


80.
신체적인 절름발이에는 화가 나지 않으나 정신적인 절름발이에는 화가 나는 것은 무슨 까닭에서일까? 신체적인 절름발이는 우리가 똑바로 걷고 있음을 인정하는데, 정신적인 절름발이는 우리가 절뚝거리며 걷고 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만 아니라면 우리는 그에게 동정을 보냈으면 보냈지 화를 내지는 않을 것이다.

에픽테토스는 훨씬 더 강한 어조로 이렇게 묻고 있다;

"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머리가 아프다고 말할 적에는 화를 내지 않으면서, 우리가 잘못 추론하고 있다거나 잘못 선택했다는 말을 하면 화를 내는 것인가?"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머리가 아프지 않다든가, 절름발이가 아니라는 데 대해서는 자신이 있으나, 올바른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는 그런 확신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신을 갖는 것은 우리의 전 시력으로 그것을 본다는 사실밖에 없으므로, 다른 사람이 그의 전 시력으로 그와 반대되는 것을 보게 되는 경우 우리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당황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선택을 비웃게 되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한데, 왜냐하면 이 경우 우리는 우리 자신의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보다 더 낫다고 생각해야 하겠으나 그것은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할 뿐더러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체적인 절름발이에 대한 감각에는 이런 모순이 전혀 없는 것이다.


82.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철학자라 할지라도, 그가 만일 낭떠러지 위에 있는 커다란 판자 조각에 앉아 있게 된다면, 그의 이성이 자신의 안전을 보장해 준다는 설명을 아무리 애써 설명하려 해도 그는 결국 상상력의 지배를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물며 범인들에 있어서랴... 많은 사람들은 그 일을 생각만 해도 얼굴이 창백해지고 온 몸에 식은땀을 흘리게 될 것이다.


87.
"자신의 상상력에 의해 지배를 받는 사람보다 더 불행한 일이 또 있을까?" (플리니우스)


90.  
"자주 일어나는 일에는, 설사 그 원인을 모르더라도 사람들은 그리 놀라지 않는다. 그러나 일찍이 본 적이 없는 일은 기적으로 여긴다." (키케로)


100.
인생은 끝없는 착각에 불과하다. 사람들은 서로 속이고 서로 아첨하는 수밖에 없다. 아무도 우리 앞에서 우리 이야기를 우리가 없는 데서 하는 것처럼은 하지 않는다. 사람들 사이의 결합이란 이런 상호적인 기만 위에 이루어져 있을 따름이다. 만일 자기가 없는 데서 친구가 자기에 대해 한 이야기를 알게 된다면, 비록 그 친구가 진실하고 정당하게 말했다 하더라도 우정을 지속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이란 자기 자신에 대해서나 다른 사람에 대해서나 위장과 허위와 위선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남에게 진실을 말하는 것도 피한다. 이처럼 공정함과 도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이 모든 성향은 인간의 마음속에 날 때부터 뿌리박고 있는 것이다.


101.
만일 모든 사람이 서로 다른 사람이 자기에 대해 이야기한 바를 안다면, 세상에 친구란 네 사람도 없을 것이다. 이는 누군가가 이야기한 것을 때로 지각없이 본인에게 알려 줌으로써 일어나는 싸움을 보아도 명백하게 알 수 있는 일이다.


108.
어떤 사람이 자기가 말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아무런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그 때문에 그 사람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단지 거짓말을 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109.
자연은 사람에게 그때그때의 상황에 알맞은 욕망을 부여해 준다. 우리를 혼란시키고 고뇌케 하는 것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불안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에게 불러일으키는 불안에 다름 아니다. 불안이란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상태에다, 우리가 현재 이르지 못한 상태에 대한 욕망을 결합한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은 우리를 어떤 상태에서도 불행하게 하므로 우리의 바램은 우리에게 행복한 상태를 그리게 한다. 그것은 그런 소망이 우리가 처해 있는 상태에다 우리가 처해 있지 않은 상태의 즐거움을 결합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런 즐거움에 이른다하더라도 그로 인해 우리가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런 상태에 이르고 나면 거기에 걸맞는 또 다른 소망을 갖게 되는 때문이다. 이 일반적인 명제는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다.


111.
사람은 대개 오르간을 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을 대하면 된다. 이때 인간은 오르간과 같은 존재가 되는데, 그러나 그것은 동요가 심한 불안정한 오르간이다. 그 파이프 오르간은 올바른 음계로 나열되어 있는 것이 아니어서 보통의 오르간밖에 칠 줄 모르는 사람은 이 오르간으로는 화음을 내지 못한다. 기본음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112.
사물에는 여러가지의 성질이 있고, 영혼에도 갖가지의 성향이 있다. 왜냐하면 영혼에 나타나는 것 가운데 단순한 것은 없으며, 또 영혼은 어떤 대상에도 단일하게 나타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같은 일을 두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것은 바로 여기에 원인이 있는 것이다.


114.
나는 같은 사물이라고 해서 이제까지 그것을 똑같이 판단한 적은 한번도 없다. 자신의 일을 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평가할 수는 없다. (작품을 쓰고 있는 사람 자신이 동시에 그 작품에 대한 비평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화가들(이 그림을 그릴 때)처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어야 한다. 그러나 너무 멀리 떨어져서는 안되다. 그렇다면 얼마나 떨어져 있어야 할 것인가? 한번 생각해보라.


122.
시간이 고통이나 싸움을 치유해 주는 것은 사람이 변하여 전과는 다르게 되는 때문이다. 모욕을 준 사람도 모용을 받은 사람도 이제는 이전의 그들은 아닌 것이다.


123.
그는 십 년 전에 사랑한 사람을 이제는 사랑하지 않는데, 그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언제나 이전의 그녀와 같을 수 없으며, 그 역시도 이전의 그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그도 젊었고 그녀도 젊었다. 그러나 이제 그녀는 다른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녀가 그때와 같은 여자라면 아마 지금도 역시 그는 그녀를 사랑할 것이다.


124.
우리는 사물을 각각 다른 각도에서 볼뿐만 아니라, 다른 눈으로도 본다. 우리는 사물을 똑같이만 보려고는 하지 않는 것이다.


126.
인간이란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고 있으되, 자립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진, 만족을 못하는 존재이다.


129.
우리의 본성은 활동에 있다. 완전한 휴식은 죽음이다.


130.
만일 어떤 병사나 노동자가 자기의 고생을 불평한다면, 그에게 아무 일도 시키지 말고 내버려두는 것이 좋다.


133.
비슷한 얼굴 둘이 하나씩 따로 있으면 조금도 우습지 않은데, 두 얼굴이 같이 있으면 그 닮은 점 때문에 웃게 된다.


134.
실물은 조금도 사람의 눈을 끌지 않는데, 그것을 비슷하게 그려 놓은 것으로 하여 감탄을 얻게 되는, 그림이란 얼마나 허황한 것인가.


136.
하찮은 것이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것은, 하찮은 것이 우리를 괴롭히는 때문이다.


148.
우리는 자부심이 매우 강해서, 자신이 세계에 알려지고, 자기가 죽은 뒤에 태어날 사람에게까지도 자신의 존재가 알려지기를 바란다. 또 우리는 너무나 공허해서 주위에 있는 대여섯 사람의 칭찬만으로도 유쾌해지고 만족해한다.


149.
사람은 그가 지나가는 마을에서의 평판에는 별로 개의치 않지만, 그러나 그곳에서 잠시 체류해야 하는 경우에는 거기에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거기에는 얼마만큼의 기간이 필요한가? 그것은 우리의 헛되고 보잘 것 없는 삶의 길이에 비례한다.


150.
허영심이란 인간의 마음 속 깊은 곳에 닻을 내리고 있어, 군인이나 심부름꾼, 요리사, 인부들도 제각기 자랑을 하며 저마다 칭찬을 받고 싶어한다. 철학자까지도 그것을 바란다. 영예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훌륭하게 썼다는 영예는 얻고 싶어하며, 독자도 그것을 읽었다는 영예를 갖기를 바란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도 어쩌면 같은 욕망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도...


151.
칭찬은 사람을 어릴 때부터 망치는 것이다. 참 이야기를 잘하네! 정말 잘 만들었어! 아주 영리하구나! 등등.


152.
오만 -- 호기심은 허영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알려고 한다. 그렇지 않고,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고 단지 보는 재미만을 즐길 뿐,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전할 희망이 없다면, 항해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153.
다른 사람들의 화제에 오를 수만 있다면, 우리는 기꺼이 목숨까지도 바친다. 허영, 도박, 사냥, 방문, 연극, 거짓된 명성의 영원한 지속.


162.
인간의 헛됨을 충분하게 알고 싶은 사람은 연애의 원인과 결과를 생각해 보면 된다. 그 원인은 <내가 모를> 그런 것이지만, 그 결과는 무서운 것이다. 이 <내가 모를>, 거의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사소한 것이 지구 전체와 군주들과 군대와 전세계를 움직여놓는다.

클레오파트라의 코, 그것이 만일 조금만 더 낮았더라도 지구의 모든 것은 달라졌을 것이다.


164.
인간은 분명히 생각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이다. 그것은 인간 존엄성의 총화이고 가치의 총화이다. 인간의 의무는 올바르게 생각하는 일이다. 이러한 생각의 순서는 우선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하여 자신의 창조주와 자기의 목적으로 향해야 한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런 생각은 결코 하지 않는 채, 오히려 춤을 추거나 악기를 켜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시를 쓰거나 놀이하는 것만을 생각하고, 또한 싸움을 하거나 우두머리가 될 생각들만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두머리가 무엇이고 인간이 무엇인가에 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165.
우리의 상태가 정말로 행복한 것이라면, 자신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자신의 상태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지는 않을 것이다.


166.
죽음은, 죽어 보지도 않고서 그것을 생각하는 것보다는, 생각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 쉬운 일이다.


168.
인간은 죽음과 비참함과 무지를 고칠 수가 없었기에, 스스로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그것들을 전혀 생각하지 않기로 작정하였다.


170.
만일 인간이 행복하다면, 신이나 성자처럼 오락에 빠지는 일이 적을수록 더욱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오락으로 유쾌해지는 것도 행복한 일이 아닌가? 아니, 그렇지 않다. 오락은 다른 데서, 다시 말해 외부에서 오는 것이다. 그것은 의존적이다. 그러므로 오락은 피하기 어려운 고뇌를 일으키는 숱한 사건들에 의해 혼란스럽기가 싑다.


171.
오락은 우리의 비참함을 위로해주는 유일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비참함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이다. 왜냐하면 오락은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방해하며,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를 멸망시키는 때문이다.
오락이 없으면 우리는 권태에 빠질 것이다. 그리고 이 권태는 우리가 거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찾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락은 우리를 즐겁게 하여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죽음에 이르게 한다.


183.
우리는 낭떠러지가 보이지 않도록 뭔가로 눈을 가리고는 태연하게 낭떠러지로 달려가고 있다.


204.
일 주일의 생애를 헛되이 보낸다면 백 년의 기간도 헛되이 보낼 수 있으며, 일 주일의 생애를 헌신할 수 있다면 백 년의 기간도 헌신할 수 있다.
만약 일 주일을 포기한다면 전 생애를 포기해야 할 것이며, 일 주일을 희생하지 않으면 전 생애를 희생해야 할 것이다.


205.
내 생애의 짧은 기간이 그 이전과 이후의 영원한 시간 속으로 흡수되고, 내가 차지하고 내가 보고 있는 이 작은 공간이 내가 모르고 나를 모르는 무한히 넓은 공간 속으로 잡기고 있음을 생각할 때, 나는 내 자신이 저기가 아니라 여기에 있다는 사실에 두려움과 놀라움을 느낀다.
왜 나는 저기에 있지 않고 여기에 있으며, 왜 그때에 있지 않고 지금 있는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누가 나를 여기에 두었는가?
누구의 명령과 지시로 일 장소와 이 시간이 내게 주어진 것인가? [단 하루를 머물렀던 나그네의 추억이여!]


206.
이 무한한 공간의 영원한 침묵이 나는 두렵다.


209.  
네 주인에게서 사랑과 격려를 받는다고 해서 이제는 노예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노예여, 너는 은혜를 받기는 할 것이다. 네 주인이 지금은 너는 칭찬하고 있지만, 머지 않아 너를 때릴 것이니.


211.
우리는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을 사귀면서 마음 놓을 수 있음을 기뻐한다. 하지만 우리와 마찬가지로 비참하고 무능한 그들은 결코 우리의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 사람은 혼자서 죽어가야 한다. 그러므로 사람은 혼자인 것처럼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253.  
지나친 것 두 가지. 이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이성밖에는 인정하지 않는 것.


257.  
이 세상에는 세 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하나는 신을 발견하여 신을 섬기는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신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애써 신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며, 나머지 하나는 신을 발견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찾으려 하지도 않는 사람들이다.

첫째 부류의 사람들은 도리에 적합하여 행복하다. 세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도리에 어긋나므로 어리석고 불행하다. 가운데 두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불행하지만 도리에는 합당하다.


260.
어떤 일을 때로 들었다고 해서 그것을 믿음의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오히려 자신을 아무것도 듣지 않은 것과 같은 상태에 두고서, 무엇이든 자신에 견주어서만 믿어야 한다.
자신을 믿게 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동의와 자기 이성의 충실한 목소리여야 하며, 결코 다른 사람의 것이어서는 안된다. 260


277.
감성은 이성이 모르는 그 자신의 바른 감각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수많은 사실을 통해 이를 알고 있다... 당신이 당신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과연 이성에 의한 것이겠는가? 277


280.
신을 안다는 것에서 신을 사랑하는 데까지, 그 사이에는 얼마나 먼 거리가 가로놓여 있는 것인가!



2007/03/13 05:03 2007/03/13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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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민주노동당

Posted at 2007/02/21 22:37// Posted in 하우통신

문제의 핵심은
민주노동당에 노무현을 대체할 사람이 있느냐는 것이다.
노무현이 중요한 것은
진보세력의 어느 누구도 갖지 못했던
대중들과의 채널을 가지고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는 사실에 있다.

이것이 노무현을 비판하기 전에
진보진영이 알아야 할 사실의 모든 것이다.

2007/02/21 22:37 2007/02/21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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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고속철도역에 가면 사람이 그립다

Posted at 2007/01/16 13:12// Posted in 하우통신
광명고속철도역에 가면 사람이 그립다
4천억원이 투입된 광명고속철도역.. 가보셨나요?
김용운 기자, 2005-04-13 오후 10:02:44
 
 
어제 (4월 12일 화요일) 고속철도를 이용하여 대전을 다녀왔다. 인터넷에서 고속철 표를 구하기 위해 가까운 고속철역에 대한 자료를 찾았다. 광명고속철도역이 눈에 들어왔다. 무슨 공항 건설도 아닌데 투입된 비용이 4천억원이라.. 소개에 나타난 사진을 보고 광명역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멋진 건물 앞에서 사진도 한 장 찍을 겸 해서 디지털 카메라도 준비했다.

 
 
 
 
 
 
 
 
 
 
 
 
 
 
2005-04-13 오후 10:02:44 ⓒ mintong.org  
2007/01/16 13:12 2007/01/1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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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팔아 장사하는 인터넷기자협회

Posted at 2006/06/14 04:41// Posted in 하우통신
http://www.freeinternet.or.kr/banner.html (새 창으로 열기)

개혁 팔아 장사하는 서프라이즈
진보 팔아 장사하는 인터넷기자협회

2006/06/14 04:41 2006/06/14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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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신 폐쇄하다

Posted at 2006/05/26 10:17// Posted in 하우통신
오늘 아침 선관위의 결정에 무릎을 꿇었다.
민주통신 사이트를 폐쇄했다.
2006/05/26 10:17 2006/05/2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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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모든 인터넷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실명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거시기에 시행되는 인터넷 실명제는 국민들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 등 정보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반민주적이며 위헌적인 제도입니다. 인권사회단체들과 진보적 인터넷 매체들은 인권을 침해하고, 국민 대다수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며, 531 지방선거에 인터넷 실명제 시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합니다. 여러분의 지지와 연대의 서명을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서명에 참여한 사람 130명 - 그 많은 진보적 인터넷매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2006/05/23 14:52 2006/05/2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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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네이버에 인수된다(?)

Posted at 2006/05/22 23:34// Posted in 하우통신
네이버에서 첫눈을 인수한다 는 소식이다.
이런 걸 두고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라고 했던가?

기분 참.. 참담하다.


2006/05/22 23:34 2006/05/22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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